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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닥에 서예를 심다 ‘사랑은 오래참고’
  • 강영철 기자
  • 등록 2016-12-13 13: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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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양 비봉면, 우당 이봉연 선생 서화전시회 열려

수확이 모두 끝난 겨울의 황량한 논이 서화작품으로 풍성하게 메워진 갤러리로 변신했다. 


청양군 비봉면 장재리 도로에 인접한 어느 논, ‘논바닥에 서예를 심다, 사랑은 오래 참고’라는 주제로 우당 이봉연 선생의 서화 전시회가 열린 것.


볏 짚단(곤포 사일리지)에 작품을 부착해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이번 서화전은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로 봄, 여름, 가을의 풍성함과 여유로움이 사라진 허허로운 겨울 논을 살아 숨 쉬는 예술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작품의 주인공 우당 이봉연 선생은 도시의 전시장을 찾아야 볼 수 있는 예술작품을 농민들에게 친숙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해 자연스럽게 예술과 가까워지고 새로운 세계를 음미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한글을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글자꼴로 체계화한 ‘우당체’의 이봉연 선생은 강원도 동해시가 고향이며, 혜전대학교의 개교와 함께 홍성에서 30여 년간 생활해 오다 6년 전 퇴직과 함께 비봉면 산골마을 자락 끝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작품 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번 전시회는 한글 서예범주로는 모든 서체를 망라한 궁체, 서간체, 우당체, 판본체, 현대서예, 문자디자인, 캘리그라피 등의 작품을 전시해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다양한 예술세계 감상의 안목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당 선생은 “매년 정기적으로 전시해 예술의 마을로 자리매김하고, 많은 분들이 예술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추진위원회 표병훈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농사일에만 매달리는 우리 농촌 사람들이 친숙한 곳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과 가까워 질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호응을 보였다.


싸늘한 겨울벌판을 이야기가 있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 이번 전시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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