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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중·일 서예 포럼’ 개최
  • 강영철 기자
  • 등록 2017-03-02 15:45:26
  • 수정 2017-03-14 16: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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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개국 서예 발전 위해 더욱 활발한 교류 이뤄져야”

한·중·일 서예 전문가들이 참여해 서예 교류·발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강영선 오사카갤러리 관장이 주최한 ‘제2회 한·중·일 서예 포럼’ 세미나가 지난 2월 26일 오후 5시 서울 인사동 하나로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한·중 문화교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독도 문제로 인한 한·일 양국의 긴장 고조가 형성되고 있는 이때 한국과 중국, 일본 서예 작가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과 친목도모, 교류협력 증진을 통해 3개 국가의 서예 문화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은 박외수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이사장과 이순자 사경 명인, 일본 측은 테라다 하쿠운 일본국제서도협회 이사장과 야스키 바쿠운 부이사장, 중국 측은 탕쪼우찌와 안홍철 서예가 참석했다. 여기에 특별출연으로는 박종철 미술평론가와 이흥남 서예가가 패널로 참석해 주제발표를 했다.


첫 번째 주제를 발표한 테라다 하쿠운 이사장은 ‘서예 인구의 감소에 따른 분석 및 대책’과 관련해 “일본 서예의 경우 출생률 감소와 고령 인구의 증가 현상이 서예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서예인구 또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서예 교실은 지도자의 역량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마저 취미를 벋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로 인해 일본의 3대 공모전 또한 현재는 출품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쿠운 이사장은 이러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즐겁게 서예를 배울 수 있는 여건 마련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공모전 방식 개편 ▲고가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 마련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2회 한·중·일 서예포럼에서 중국 측 안홍철 작가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 측 패널로 나선 박외수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서예현실은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이는 초·중·고등학교 교과목에서 오래전에 사라진 한자 교육 폐지가 문제이며, 또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오락문화 등이 정서적·문화적 정신을 앗아가 버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지금 우리나라 서예 현실은 학생 및 젊은 세대는 찾아볼 수 없고 거의 70세가 넘은 노인들로서 이 또한 국가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문화센터 및 복지관 등에서 여가선용 내지는 단지 시간을 때우는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서예는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이라며 “이로 인해 우리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이사장은 특히 “이러한 문제는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개국의 서예작가들이 자주 교류를 갖고 연구하고 의논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중국 측 패널로 나선 안홍철 작가는 “오늘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서예가 침체기를 맞고 있는 것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도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실로 보면 시대의 변화와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인터넷으로 생활이 많이 편리해지다 보니 서예 등 전통문화가 소외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안 작가는 “서예를 배우려면 재능도 있어야 하지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예술이다 보니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버거운 문제일 것이며, 서예가들 또한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문제로 인해 서예를 포기하는 작가들을 보면서 서예 및 예술계에 대한 정부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특히 “한·중·일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수많은 계파로 이루어져 서로 시기와 질투 그리고 심지어 서로 끌어내리려는 서예조직의 한계 등이 서예를 퇴보시킨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 “이제 서예계가 계파가 아닌 유파 형성으로 한 단계 발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 제2회 한·중·일 서예포럼에서 박외수 이사장이 ‘금란지우(金蘭之友)’라는 휘호를 쓰고 있다.



이날 한국, 중국, 일본의 서예가들은 3개국 모두 고도성장으로 후유증으로 정신문화가 피폐해지고 있는 이때 3개국의 서예 전문가들이 더욱 활발한 교류를 통해 각국의 서예술을 발전시키고 후학양성 및 서예가 들을 돕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하면서 향후에도 3개국 서예가 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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