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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건축분야 마지막 전시
  • 강영철 기자
  • 등록 2017-04-17 17: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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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윤승중: 건축, 문장을 그리다’展을 4월 14일부터 8월 6일까지 과천관 제5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윤승중: 건축, 문장을 그리다’는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현대미술의 정립과 발전을 위해 과천관에서 진행 중인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의 건축분야 마지막 전시로 한국 근대사를 그린 건축가 윤승중을 조명한다. 


전시는 한일은행본점(1978),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1979)부터 대법원(1990), 광주과학관(2009)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한국 근대사의 건축적 기반을 마련한 건축가 윤승중의 전체 작업을 조망하고, 그가 그린 도면, 스케치, 모형, 텍스트 등 150여개의 작품을 통해 도시와 사람에 대한 일관된 태도와 예의를 지켜온 그의 건축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건축가이자 ‘즐거운 나의 집’, ‘네덜란드에서 온 새로운 메시지’展 등을 기획한 이재준(리마크프레스 대표)이 미술관과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햇다. 


이 전시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대화의 문장, 역사를 그리다’는 연대기적으로 나열한 윤승중의 50여년 건축세계를 통해 그의 작업이 역사적 순간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 왔는지 읽어본다. 건축이 그것이 속한 모든 이들과의 대화, 즉 관계로부터 출발하는 것은 건축이 이웃과 도시를 반영하며, 또한 이에 기여해야 하는 사회적 역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집과 도시를 그리고, 다시 그 안에 삶을 담아 하나의 문장으로 완성된다. 따라서, 건축가의 작업은 시대의 삶을 담은 대담집이며 도시의 역사를 담은 건축 연대기가 된다.


두 번째, ‘건축의 문장, 논리를 그리다’는 윤승중의 주요작품들의 평면도와 스케치를 통해 그의 건축이 어떻게 도시와 만나고, 사람들과 마주치는지 살펴본다. 윤승중의 건축에서 평면도는 ‘도시같은 건축’을 담은 그의 중요한 건축적 언어이며, 사람과 건축이 도시와 만나는 방법론적 태도를 의미한다. 이처럼 윤승중에게 평면도는 건축의 조형과 형태를 해석하는 도구가 아니라, 공간의 연결과 구성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건축 논리이자 수단이 된다.


세 번째, ‘도시의 문장, 관계를 그리다’는 실현되지 못한 작업들을 포함한 주요 작품들을 통해 도시에 대한 건축가의 일관된 생각과 태도를 보여 준다. 윤승중의 도시는 건축의 논리적 집합이며 한국적 도시의 원형을 생각하게 한다. 건축은 그 자체로 사회적 역할과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독립된 건축이 집적하여 만들어지는 도시는 도시로서의 생명력과 질서를 갖기 때문에 건축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그가 말하는 ‘건축되는 도시’란 건축이라는 오브제의 단순한 조합으로서의 도시가 아닌, 정제된 건축의 조화로운 결합으로 한 문장이 되어 읽히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개체로서의 건축이 도시적인 질서 속에 함께 공존하며, 그 도시와 마을의 역사성과 장소적 맥락으로부터 원형을 발견한다.


네 번째, ‘사람의 문장, 문화를 그리다’는 윤승중 건축가가 평생 함께 작업한 수많은 건축가들의 말과 글을 통해 그가 한국 건축에 남긴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보는 자리로 구성된다. 김수근건축연구소, 한국 종합기술개발공사, 원도시건축연구소, (주)원도시건축건축사사무소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그가 어떻게 팀을 이끌어왔으며, 어떻게 가족처럼 조직과 함께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10년을 함께 한 선배건축가 故 김수근, 40년을 파트너로 함께 한 故 변용 등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건축문화 향상을 위해 개설한 ‘원도시 아카데미’, ‘원도시 세미나’와 그곳에서 발산된 수많은 건축담론들을 되돌아본다.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한국건축가협회장으로서 건축가의 사회적 윤리와 건축의 문화적 가치를 위해 힘써 온 윤승중의 건축철학을 돌아보고자 한다.


‘문장’이란 언어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사람의 사고를 문자의 집합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문장은 구성 논리의 체계와 위계를 존중할 때만 그 의미가 생성된다. 건축가는 도면을 통해 대화하듯 삶을 그려내고, 도시 곳곳에 건축이라는 문장을 새긴다. 이미지에 사로잡힌 시대에 텍스트의 가치를 전시하는 것은 건축이라는 언어가 지녀야 할 도시에 대한 태도와 사람에 대한 예의를 말하고자 함이다. 건축가 윤승중이 50년 동안 묵묵히 그려온 건축문장들은 건축과 도시, 그리고 그와 함께 한 사람들에게 변함없이 유의미하게 존재한다. 


한편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5월 25일에는 오후 2시부터 과천관 소강당에서 ‘건축가 윤승중과 그의 시대’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대형설계사무소의 시스템, 윤승중의 도시와 건축, 지식인 윤승중 등 3가지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시간으로 구성되어 전시 주제를 한층 심화시키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히 건축가 윤승중의 건축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50여년에 걸친 한 건축가의 평생 작업에 대한 세세한 생각을 읽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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