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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작가
  • 김성수 기자
  • 등록 2017-10-31 11:52:32
  • 수정 2024-07-23 10: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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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이미지 휴머니즘과 조화 “작품은 스스로 말을 한다”

작품은 작가의 사상, 이념, 생각, 철학 등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응집된 것으로 관람자들은 작가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도 재미있지만 각자가 느끼는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고 작품 자체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회화와 조형을 전공한 박민규 작가는 그 만큼 제작의 폭이 넓고 현시대를 이야기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미술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필요하지만 삭막하고 기계적인 바코드, QR Code 이미지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의 섬세한 작업이 경이롭다.


▲ 박민규 작가



바코드, QR Code 이미지를 작품 소재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 복잡한 출퇴근 지하철안의 모습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만지고 있는 모습과 머리는 움직이지 않고 시선만 좌우 또는 상하로 움직이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창밖의 아름다움과 소소한 일상을 놓치고 대화는 점점 줄고 단지 10cm 사물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디지털의 발전, 문명의 발전을 통해 인간들의 동세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큐브모양의 나무 조각들을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디지털이미지인 바코드, QR Code 이미지를 차용하여 여러 형태의 그림자들을 보고 있으면 복잡하고 삭막한 느낌의 디지털사회와 개인의 삶이 느껴진다. 수년 동안 일상의 관찰이 디지털 시대에 작가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빠져있다 보니 시대를 읽는 또는 읽혀지는 지금의 작업으로 표현됐다.


작품 타이틀을 보니 작품이 공존, 공유, 공생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공존과 조화의 대상은.
-. 흑백 이미지의 큐브와 원형의 철제 고리들을 통해 정보와 소통, 과거와 현재,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기계적 이미지, 직선적 사고와 시스템에 의해 구현된 이미지가 원형적 사고와 순환적 사고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업으로 표현된 공존, 공유 ,공생의 주제를 통해 인류교류의 모습을 형상화하였고, 자연과 문명, 사회와 개인의 삶 등의 상태를 보여주고자 했다. 유기적이고 살아서 움직이는 조직적인 ‘사회관계도’를 표현하였고, 시대의 단편적 형상들을 보여주면서 인류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찾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생각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 박민규 作 ‘Digital Nomad.195x120cm.Mixed Media on Canvas.’2015


바코드, QR Code는 디지털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친숙한 이미지이면서 편리성만 강조된 인간적이지 않은 이미지로도 인식 된다. 개인적으로 디지털 문양과 휴머니즘의 조화, 공존, 결합으로 보고 싶다.
-. 작품과 관람자의 소통은 작가가 정해놓은 방식을 쫓아가는 수동적인 것보다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관람자의 감각과 의식에 포착되는 징후들을 해석하여 임의적이며 능동적으로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레미 리프킨이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를 예견했듯이 참여와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2.0시대에서 예술의 감상은 상호 소통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문명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할 것이며, 인류도 계속 발전 및 진화하고 있다. 예술도 새로운 시도와 창의성을 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회화와 조형을 전공한 장점을 살려 두 분야를 절묘하게 혼합해 개성 있는 작품이 탄생되었다.
-. 오브제 작업은 회화의 기본감각과 물성의 이해가 없이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으며. 작업의 대상도 다각도로 관찰되어야 한다. 깊이 있는 철학적인 사고도 수반되어야 하며 작가라면 시대를 읽고 분석하는 눈을 꼭 가져야 한다. 작업을 할 때 서로 다른 속성과 시공간에 존재하는 물질들을 한 화면에 옮겨놓고 그것들이 가진 가치와 속성으로 인해 공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에 본질적 연관을 짓는 것부터 시작한다. 디지털이미지와 회화, 나무 조각과 철제 원형고리, 부드러운 것과 거친 것들을 혼합하면서 예기치 못한 현상을 즐기고 있다. 작품은 물리적인 회화로 존재하고 다른 하나는 지각적 현실 너머에 존재하는 가상의 가치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패턴을 시도하고 있다.


매년 꾸준하게 국내, 국외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 진행시 작품 선별에 있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 시대의 풍속과 디지털문명이 변화함에 따라 인간의 행동과 생각이 바뀌고 진화하는 것에 주목하였고, 작가의 시각에서 현대사회의 풍경을 세분화하여 정보와 소통, 과거와 현재,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에 관한 문제를 단계별로 찾는 과정 중에 있다. 국내, 국외의 전시 횟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좋은 작품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은 스스로 전시장이나 작품을 소장할 주인을 찾아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시를 위한 작업보다는 전달하려는 주제를 한 번 더 고민한다면 그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 멀리 퍼져나가지 않나 싶다. 좋은 전시장도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속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에 대해 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 “동양정신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적인 경향은 동양정신의 무위(無爲)의 것으로 연결된다. 작가의 체험이나 경험에 의한 직관력보다는 삶의 방식으로서 세상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자연주의를 기초로 삼기 때문에 원형의 고리들은 숲이 되거나 도시가 되거나 사람들의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리들은 이성을 초월하는 감각의 영역이며, 자연과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동양정신의 본체를 위한 상징이다. 정신의 절대적 자유를 위한 발걸음이다”라고 작품평론을 해주신 분이 있다. 작품은 스스로 말을 한다. 정신의 절대적 자유를 위한 발현이 어떤 표현과 형식에 갇히게 하지 말고 스스로 설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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