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성 작가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의 갤러리 아리수(관장 심철민)에서 지난 5월 9일부터 14일까지 ‘마음, 색을 입히다’라는 주제로 문인화, 불화작품으로 전시를 진행했다.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2002년부터 시작한 불화작업은 괘불, 수월관음도, 황실문화그림 등 한국전통채색기법을 요구하는 작품들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불화작업을 하는 정혜성 작가에게 있어 작품구상, 밑그림, 채색, 전시활동 전 과정은 의식을 수행하듯 진지하며, 혼을 담은 작품에는 나라의 태평과 개인의 안녕을 기원하는 선한 마음이 깃들어 있다. 불화 작가로 알려지면서 성숙하고 깊이 있는 작품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싶은 책임감이 에너지 넘치는 일상으로 만들어 줬다.
황실문화 그림은 문화재 복원과정을 공부하게 만들고 우리 전통을 소개하는 보람 있는 작업으로 불화작업과 함께 연속성을 가지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종교색채 강한 불화를 하면서 내면의 성숙함이 정신을 지배하고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정혜성 작가를 여유 있게 만들었다.
전시기간에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괘불(103*240)은 비단에 천연 채색한 작품으로 보은 법주사에 소장된 괘불 초본을 모사한 작품으로 고려불화기법으로 색을 입혔다. 신앙으로 고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내며, 현세에 행복을 누리고 깨달음을 얻고자하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작가는 불화를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내면서 작업 자체가 참선이 되고 세상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절실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정혜성 작가는 “동양화를 시작으로 문인화, 불화, 황실문화그림 등으로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며 “삶 속에서 예술의 즐거움을 느끼다 보면 개성 넘치고 의미 가득한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새롭게 탄생될 작품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교를 초월한 예술의 가치로 불화를 감상한다면 이 땅의 생명체에 생기를 불어 넣으려는 진심에 매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