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대리석을 재료로 매끈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조형된 작품에는 백진기 작가의 반복되는 일상과 사상,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듯 부서지고 깨진 조각들은 고뇌하고 노력했던 흔적이 되어 기하학적이거나 세속적인 작품으로 완성됐다.
영원성을 간직한 대리석 재질은 가장 본질적인 성질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순수한 예술성을 간직하고 있다.
백진기 작품에는 조각가로 삶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그의 예술적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이탈리아 까라라 국립미술원 조각과 출신으로 작가의 자유로운 영혼이 조각이라는 실체를 통해 반영되고 있다. 삭막한 느낌의 대리석은 작가의 손길을 거쳐 부드럽고 따뜻한 생명체로 덧입혀져 감상자를 웃음 짓게 만들기도 하고 깊은 상념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
감상자는 작품을 보고 대리석 이라는 재료를 사용해 얼마나 치열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작업 했는지 느껴 보는 재미. 물리적 힘이 가해져 반발력으로 부러지고 깨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소통의 시간. 작품을 가지고 서로가 느끼는 자유로운 해석으로 재탄생되는 과정 등을 즐기다 보면 허투로 볼 수 없는 백진기 조형물의 깊이 있는 매력에 빠진다.
이탈리아 유학시설 만난 대리석의 재료는 원초적인 것에서 느끼는 풍부한 감성으로 다가와 앞으로도 작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존재로 함께할 것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5월 12일부터 5월 20일까지 열린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18 부스전’에 참여한 백진가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 작품으로 만들어져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조형물로 전시를 진행했다”며 “삶속의 하루를 돌에 새기고 조각하여 동질감을 전달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밋밋한 단면의 대리석에서 형체를 가지는 공간의 예술로 승화된 백진기 작가의 작품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어 인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