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작품 제작을 함에 있어 작품 속에 자신의 내면적 언어를 나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오래전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픈 아이를 마주했을 적 마음 깊은 곳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과 치료가 필요했을 때, 우연히 발걸음을 멈춘 작가님의 작업실에서부터 회화적 언어로서의 시간여행은 출발 되었다.
시골, 노동의 시간이 버겁게만 느껴졌던 어린소녀에게 '그림을 그리다'는 사치였을 터, 그럼에도 온 마음을 다해 부모님을 설득해 디자인학과에 진학했었다. 그 후에도 채워지지 않았던 허전함은 회화를 만나 채워지기 시작했고, '그림은 치유다'라는 이소영 작가님의 책처럼, 내 삶도 치유되기 시작했다.
내 아이를 담아낸 작품들이 여러 공모전에 당선이 되고, 회화적 언어로서의 표현이 내 마음의 치료제였다는 것을 확신했다.
늦게 말문이 트인 아이는 "엄마 색칠해" 라고 채찍을 가해주어 작가로서의 꿈도 꾸며 한층 성장할 수 있는 윤활유가 되어주었다.
다시 어린 시절, 힘들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푸른 녹음과 새들의 지저귐, 따사로운 햇살들, 꽃들의 사계절 색을 안고 살아온, 몸이 기억하는 유년 시절은 화려하고 평안했던 작가의 마음과 함께 동행해주었다.
덕분에 매 삶의 전부가 그림의 재료가 되어준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다. 삶의 모든 경험들이 작품의 오브제가 되어주고 속삭여 주기에, 작업하는 작가의 손에 행복의 리듬이 더해졌고, 자신에게 순수하고픈 마음으로 땀 한 방울도 귀한 작품의 오브제로 삼고, 진솔한 작업의 출발점에서 새로움으로의 회화적 언어 충동을 느끼며 행복한 꿈을 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