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운 이일구 개인전
<예술은 멈춘 적이 없다>
앵콜전에 초대합니다.
인사동 한국미술관 최초로
관람객의 요청으로 앵콜 연장전을 합니다.
아직 관람하지 못하신 분들은 한국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전시가 이어집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과 함께 방송타이틀 원본을 모두 전시합니다.
앵콜전 기간 : 2025. 5. 14(수) ~ 5. 19(월)
전시장소 :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
전시문의 : (미술관) 02-720-1161.
(담당) 010-3212-4159.
(작가 이일구) 010-3753-7834.
문인화가이자 캘리그라퍼, 방송미술전문가인 담운 이일구(覃雲 李一九) 선생의 서화(書畵) 전시가 한국미술관 초대로 열린다. 이번 초대전은 방송미술활동으로 얻어진 방송 프로그램 타이틀을 비롯하여 작가가 평소 즐겨 그리던 풍죽 등 대나무 그림이 주류를 이루며, 문인화풍의 산수화와 서예, 캘리그라피 작품 등 분야별 4부로 구성, 전시된다.
제1부: 방송 화면을 꽃피우다
작가는 KBS 공채로 미술부에 입사하여 35년간 화면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였다. 시청자들의 눈에 익은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을 비롯하여 <찬란한 여명>, <김구>, <내 딸 서영이>, <아침마당>, <인간극장>, <역사스페셜>, <열린음악회>, <개그콘서트>,<이소라의 프로포즈>, <노영심의 작은음악회> 등 수많은 방송타이틀을 제작하였다.
특히 담운 선생의 방송타이틀은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으로 전시된 「미술관에 書 - 한국근현대서예전」에 초대 출품되었고, 2024년 국립현대미술관과 대만 타오위엔시립미술관인 횡산서법예술관(橫山書法藝術館) 공동 주최로 개최된 「한국근현대서예전」에 출품되어 대만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캘리그라피의 창시라 할 수 있는방송 타이틀 등 실제 사용되었던 원본이 함께 전시된다.
제2부: 댓잎에 바람 일어
담운 선생은 어릴 적 놀이터이며 휴식의 공간이었던 대숲을 기억하며 동경의 대상으로 삼아 꾸준히 화폭에 담아 왔다. 특히 비바람에도 곧게 버티며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는 풍죽(風竹) 그림을 즐겨 그렸다. 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대나무의 특징을 작가 자신의 정신세계에 비유한 것이다. 한 예술가가 탄생하기까지 성장 환경의 자양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예술문화적 분위기, 작품을 대할 기회와 경험, 예술작품을 보면서 느낀 감회 등은 알게 모르게 작가의 길을 가는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동적이고 생명력이 강한 대나무 그림에 몰두한 담운 선생은 지속적으로 독특한 화풍의 대나무 그림을 그려 내고 있다. 날카로운 댓잎들이 방향과 질서에 관계없이 바람 부는 대로 휘날리는 형상은 시원함을 자아낸다. 담운 선생의 대나무 그림은 곧게 뻗은 대나무가 아니다. 세찬 비바람의 풍파를 견뎌낸 구부러진 고죽이다. 온갖 풍파를견디어낸 대나무를 화폭에 담는 일은 ‘대나무’라는 한 가지 소재가 수만 수천의 다른 형태와 느낌을 만나는 일이다. 대상 자체의 특성을 드러내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대열 前 동국대 교수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 문인들의 청풍고절(淸風孤節), 백절불요(百折不撓)의 대나무가 아니다. 공허하고 쓸쓸하게 몇 번의 붓질로 그려지는
죽림(竹林), 갈필을 통해 형성되는 고담(枯淡)함, 용필에서 얻어지는 고고(枯槁)하면서도 습윤(濕潤), 임리함, 황량하고 고적한 풍경들은 볼 수 있다.”라고 분석하였다.
제3부: 자연을 담다
3부에서는 우리 생활 주변 자연 속에 펼쳐져 있는 산, 강, 나무, 달을 소재로 그린 수묵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생활과 밀접하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하여 다양하게 그린 현대적 화풍의 수묵화이다. 담운 선생은 언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자연에서 얻어진 아름다운 형상을 시각화하여 화폭으로 옮겨온다.
‘자연’은 인간의 생활 터전으로서 예술인들에게 시대에 따라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되는 관심의 대상이다. 시각예술의 중요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현상 그 자체이다. 대나무 그림에 심혈을 기울여온 담운 선생은 녹색 댓잎을 자연스럽게 포치하여 먹색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생동감과 역동적인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아울러 산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주목해야 한다. 우직하게 서있는 형상과 자태, 곡선과 직선의 아름다움, 사시사철 형용색색의
변화 등 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을 화판에 옮겨 왔다. 채색 한지에 투명 기법으로 문자 및 댓잎 이미지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여 입체감을 연출하는가 하면 캔버스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여 다양한 연출을 통해 화면을 압도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묵을 즐겨 사용하는 담운 선생은 “먹색의
신비로움에 매순간마다 희열을 느끼며 화면에 용해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동양화의 전통재료인 먹을 주로 사용하되, 서양화 재료인 아크릭 물감을 접목시켜 질감이 강한 화면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산봉우리를 강조한다든가 중요한 곡선 및 직선에 포인트를 주고자 할 때 물성이 강한 아크릭 물감으로 겹치게 처리하여 입체적 효과를 얻었다.
제4부: 서예를 말하다
4부에서는 그림과 문자가 함께 어우러져 감성을 자아내는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선보인다. 자유롭게 써내려간 서간체풍의 한글 작품이 전시된다. 섬 그림 이미지와 문자로 획을 연결하여 마치 섬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전해져 오도록 한 작품들도 관심을 끈다.또한 KBS 대하드라마 <龍의 눈물>을 비롯하여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 문자디자인을 연구하고, 서예를 연마하며 키워온 감각으로 붓의 선질이 잘 드러나도록 한 작품들이 집중 전시된다. 특히 한글 서예작품은 2024년 국가유산청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되어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에서 한글 서예가 나아갈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일구의 캘리그라피』 출판기념회
방송미술전문가로 35여 년의 긴 세월을 방송현장에서 생활하며 화면을 아름답게 장식했던
방송타이틀을 모은 책 『이일구의 캘리그라피』(이화문화출판사刊) 출간과 함께 캘리그라피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함께 전시한다.
책에 수록된 자료들은 직접 방송 화면에 사용되었던 자료들로, 캘리그라피 작가들이나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서화동원(書畵同源), 즉 글씨와 그림은 근원이 같다. 원대의 서화가 조맹부는 <수석소림도(秀石疏林圖)>에 적은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돌은 비백과 같고 나무는 대전(大篆)과 같으며, 대를 그리려면 팔법(八法)에 통달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바야흐로 서화가 본래 근본이 같음을 알게 될 것이다.”담운 선생은 작가노트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인 ‘서화동원’에 대하여 이렇게 언급하였다.
“서화동원(書畵同源)이란 말이 있다. 글씨와 그림은 같은 원천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다.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예술적 기법과 철학적 원리를 공유한다는 사실이다. 동양예술의 원천인 서예와 동양회화는 모두 선(線), 붓질을 통한 표현을 중시하는 것으로 서예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필획의 아름다움과 회화에서 그림을 그릴 때의 붓놀림에서 발생하는
미적(美的) 요소가 일치한다는 것이다.”이번 전시 작품들은 산을 비롯하여 강, 나무, 해, 달, 그리고 대나무를 소재로 삼고 있다. 그림이 주류를 이루지만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이번 전시작들이 서(書)와 화(畵)를 두루 아우르면서도 각각의 특성을 따로, 그리고 본질적인 부분이 어떻게 만나고 이어지고 나아가는지를 드러내 보여주는 걸 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