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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끝에 사연 담은 ‘한글서예 편지글 모음전’
  • 강영철 기자
  • 등록 2016-09-28 15:15:17
  • 수정 2016-10-06 10: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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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5회 갈물한글서회전’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려

디지털 문화의 홍수 속에 손으로 쓴 편지글이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즈음 아날로그의 추억과 소중함을 앞세우며 우리의 감정선을 깊이 자극하며 되살리려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린다.


(사)갈물한글서회(회장 산내 박정숙)주최·주관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서예 편지글 모음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55회 갈물한글서회전’이 그것이다.




‘숙종대왕이 고모 숙휘공주에게’, ‘순원왕후 편지글’, ‘명성황후 편지글’ 등 쉽사리 접하기 어려운 궁중 편지글과 ‘다산 정약용 선생이 자녀들에게 남긴 편지’, ‘김대건 신부의 마지막 편지’,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등 옛 선인들의 편지글을 한글서예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이미 고인이 되신 부모님께 생전에 드리지 못한 애절한 심정을 한글서예로 승화시킨 감동적인 편지글을 비롯해 갈물한글서회 456명 회원들이 남편, 아들, 딸, 스승, 제자, 친구들에게 성심어린 속내를 내비치며 써내려간 다양한 소재의 편지 글들이 전시된다. 진솔한 사연과 감사의 마음, 깊이 간직해온 심회를 붓 끝에 오롯이 담아 소중한 삶의 기록으로 남겨주고 있다.




(사)갈물한글서회는 우리나라 1세대 현대 궁체 한글서예의 개척자이신 고 갈물 이철경 선생과 꽃뜰 이미경 선생의 뜻을 이어 그 후진들이 1958년 제1회 전시회를 시작한 이후 올해로 55회째를 맞으면서 737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의 여성한글서예인 단체다.


갈물한글서회 제19대 회장인 산내 박정숙 박사는 “이번 전시회는 남의 글을 옮겨 쓰는 전시회가 아니라 회원들이 직접 편지를 쓰고 붓 끝으로 한 자, 한 자 옮겨 담았다는 점에서 획기적으로 시도해 본 전시형식”이라며 “글귀에 담긴 회원들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고 새롭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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