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은 ‘1784 유만주의 한양’ 전시를 11월 25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유만주(兪晩柱, 1755~1788)는 길지 않은 생애의 대부분을 서울 남대문 근처 자신의 집에서 글을 읽고 쓰며 보낸 인물이다. 평생 과거시험에 매진했지만 사회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그는 1775년부터 1787년까지 1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은 24권의 일기를 남겼다. 그는 그의 일기를 ‘흠영’(欽英)이라 불렀다. 흠영은 ‘꽃송이와 같은 인간의 아름다운 정신을 흠모한다는 뜻’으로 유만주의 자호이기도 하다. 이 ‘흠영’에는 18세기 후반 풍경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세밀하게 담겨져 있어 당시 생활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1784년은 당시 조선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었던 평범했던 한해였다”며 “이러한 평범함 속에 담겨진 개인의 일상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조를 비롯해 동시대를 살았던 역사적 인물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어느 소시민의 일기에 주석을 달 듯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흠영’, 아버지 유한준의 초상화와 즐겨찾던 석양루(夕陽樓)의 그림인 ‘인평대군방전도(麟坪大君坊全圖)’, 낙방한 과거시험의 합격자 명단인 ‘세자책봉경용호방목(王世子冊封慶龍虎榜目)’, 수호전 등 즐겨보던 중국소설, 처방받은 약재 등이 소개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